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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이슈/보건의료이슈

[Vol.27 8월호] 보건의료이슈 :: 해외여행과 감염병 관리

 

 

 

글. 염준섭 교수(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증가와 방문하는 지역의 다변화로 위험 지역에서 유행하는 각종 감염병에 이환될 수 있는 대상자가 증가하고 있다. 해외여행 자율화 이후 내국인 출국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출입국관광통계에 따르면 2013년 내국인 출국자수는 총 14,846,485명으로 추산되고 있다(그림 1).

 

 


그림 1. 내국인 출국자 수 증가추세

 

이에 따라 해외유입 감염병도 증가하고 있는데 해외유입 말라리아는 2010년 이후 2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최근에는 뎅기열 감염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치큰군야열, 유비저 등의 질환도 발생하였다. 이러한 열대풍토병 외에도 홍역과 같은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환도 해외유입 사례에 의해 2014년 국내에서 유행하였다. 그리고 2015년 중동지역에서 유행하고 있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이 여행자를 통해 국내에 유입되어 186명의 감염자가 발생하여 우리 사회에서 그 어느때보다 해외유입 감염병의 관리가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기후변화, 유동인구의 증가, 도시화, 풍토병 유행지역의 경제 개발에 의한 방문객 증가 등의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이 해외유입 감염병은 여행자의 증가와 함께 여러 나라에서 문제가 되고 있고 여행자들의 건강뿐만 아니라 자국의 감염병 관리 측면에서도 대단히 중요하다. 본 글에서는 여행에 의한 감염병의 현황과 예방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해외유입 감염병 현황


2009년~2012년도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웹통계 시스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해외유입감염병 발생은 증가하는 추세로, 2009년도에 148건이었던 데에 비하여 2012년도에는 355건으로 139.8%가 증가였다. 이 중 뎅기열이 405건(34.1%), 세균성이질 288건(24.3%), 말라리아 187건(15.8%), 파라티푸스 91건(7.7%), 장티푸스 85건(7.2%), A형간염 40건(3.4%), 기타 67건(5.7%), 콜레라 및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각 11건(0.9%) 순이었다(그림 2).

 

 

 

그림 2. 해외유입 감염병 발생건수 연도별 추이(최준길. 2013)

 

우리나라 여행자들의 여행전 감염병 관리에 대한 인식

우리나라 여행자들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다. 유 등이 2006년 5월 인천공항 라운지에서 인도로 출발하는 여행객 188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설문 연구에 의하면 188명 중 23%인 44명이 여행전 상담을 받았다. 89명(47%)은 인도에 말라리아 발생 위험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92명(49%)은 어느 정도의 위험성은 있다고 알고 있었다. 45%의 여행자는 말라리아 예방대책을 전혀 준비하지 않았다. 예방대책을 마련한 사람들 중 13명(7%)만이 말라리아 예방약을 준비하였다. 말라리아 예방약을 준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47%가 인도는 위험지역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답변하였고, 14%는 필요한 것은 알지만 준비를 하지 못했으며, 체류기간이 짧아서(10%), 부작용 등으로 약물 복용을 원하지 않아서(10%)가 주를 이루었다. 여행자 클리닉을 사전에 방문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32%에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였고 28%에서는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처럼 여러 가지 질병이 발생 가능한 지역을 방문하는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해당 지역에서 발생하는 질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예방대책을 준비하지 않고 출국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방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먼저 방문하는 지역에서 발생 가능한 감염병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좋은 정보들이 제공되고 있어 스스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감염병 발생현황은 실시간으로 변화하며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모두 제공되는 것이 아니며 전문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아 정확한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서는 여행자 클리닉을 방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열대풍토병이 호발하는 지역이나 오지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적어도 여행 2개월 전부터 클리닉을 방문하여 상담을 받고 감염병 예방에 필요한 준비들을 진행해야 한다. 정확한 정보를 습득한 후에는 필요한 예방접종을 진행해야 한다. 예방접종을 위해서는 기존에 접종한 백신의 종류와 시기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 예방 백신이 없는 일부 감염병들도 많은데 대표적으로 말라리아의 경우는 예방적 목적으로 말라리아 치료제를 복용하게 되는데 지역에 따라 약제내성 말라리아가 존재하므로 정확한 예방약의 선택이 중요하다. 수인성 감염병이 많은 지역을 방문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생수를 구입하여 섭취해야 하고 수돗물을 이용하여 양치를 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과일은 반드시 껍질을 벗겨내고 섭취해야 하겠고 해산물, 얼음 등의 섭취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손위생은 모든 감염병 예방의 기본이므로 손을 씻기 쉽지 않은 환경일 경우에는 휴대용 손소독제를 이용하면 좋다. 호흡기 감염병은 밀접한 접촉에 의해 사람간 전파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질병 유행 시기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여행 중 신체에 이상이 생기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므로 여행자보험을 가입하고 출국하는 것이 좋다. 귀국 후에 열, 설사, 호흡기 증상 등이 발생하면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특히 삼일열말라리아의 경우 잠복기가 1년인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본고는 외부 필자의 원고로서 <공감 NECA>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참고문헌
최준길. 해외유입 감염병 발생 현황 분석(2009-2012). 질병관리본부. 2013

Yoo YJ, Bae GO, Choi JH et al : Korean travelers’ knowledge, attitudes, and practices regarding prevetion of malaria: measures taken by travelers departing for India from Incheon international airport, J Travel Med, 14:381-385, 2007